Vector(Yugioh ZEXAL)/한국어(原文)

20210904 헤어세팅

마야マヤ 2021. 9. 4. 23:01

*벡터 60분 전력 (#ベクター版よからぬお絵描き60分一本勝負) 참가작

*주제: 헤어세팅 (ヘアセット)

*성애적 묘사가 포함될 수 있으나, 특정 커플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습니다. 부디 자유롭게 상상해주세요.

*일본어 번역본: utopia-m.tistory.com/52

┗한글 원문 작성 후 번역기를 사용하기에 문법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기어코 한숨을 내뱉었다. 여봐란 듯이 등을 돌려도, 간질간질 피부를 노크하는 녀석의 시선. 이쯤이면 무시하는 것도 한계겠지. 순식간에 몸을 틀어 녀석과 시선을 마주했다. 정직하게 흠칫하는 모습이 꼭 접시를 깬 아이 같았다.

 

"야. 할 말 있으면 얼른 해."

"으, 응? 할 말?"

"놀자면서 집으로 부르더니, 막상 오니까 아까부터 계속 쳐다보고만 있질 않나. 슬슬 거슬린다고."

 

삽시간에 우물쭈물하는 녀석. 정곡이었나. 그게, 그러니까... 한참을 머뭇대던 녀석은 곧 결심한 듯 굳건한 목소리를 냈다.

 

"벡터의 머리모양, 내가 만져봐도 될까?"

"......엥?"

 

방금 뭐라고? 머리모양을, 만져봐? 매번 봐도 매번 예상이 안 되는 녀석이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예상을 벗어날 줄은... 이제는 뒤바뀐 입장. 얼빠진 나를 보며 녀석은 눈을 반짝일 뿐이었다.

 


 

불꽃을 모방하며 치솟던 뒷머리가, 이제는 목덜미를 교차하며 부드럽게 쏟아져내렸다. 닿을 듯 말 듯 양어깨 언저리에 번져가는 오렌지빛 물결. 녀석이 쥐어준 거울은 담백한 머리모양의 나를 담아냈다. 위화감으로 형태는 대충 짐작했지만, 역시 실제로 보는 건 느낌이 다르구나. 무심코 남긴 감상이었다.

 

"어때, 벡터? 마음에 들어?"

"...잘 모르겠는데."

 

거울의 각도를 바꿔가며 이리저리 머리모양을 살폈다. 물에 젖은 것처럼 전반적으로 아래로 흐르는 머리카락. 좋게 말하면 깔끔하고, 나쁘게 말하면 진부한 형태다. 그런데 이 머리모양, 어쩐지 조금 눈에 익은 것 같은데... 모호한 기분으로 툭 속내를 던졌다.

 

"그래도 좀 의외네. 엄청 엉성하거나 웃긴 꼴로 만드는 건 아닐까 했는데."

"너무하네!  ...사실 그 말이 반쯤 맞긴 해. 모처럼이니 양갈래라든가 화려한 걸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고. 그래서 결국 내 머리 정돈하던 방식으로 마무리해버렸어."

"네 머리?"

"응. 내 머리."

 

애꿎은 제 뒷머리만 쓸어내리는 녀석. 수줍게 웃는 얼굴. 유려하게 쏟아지는 머리카락. 익숙한 실루엣. 익숙한 실루엣.

 

아, 너구나. 네가 그 기시감이구나. 비로소 나는 어떤 진리를 통달한다.

 

"...벡터. 그 머리 역시 마음에 안 들면, 원래대로 돌려놓을까?"

"......조금만 더 생각해볼게."

 

너한테 옮았다고 생각하면, 이 진부함도 가끔은 괜찮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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