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터 60분 전력 (#ベクター版よからぬお絵描き60分一本勝負) 참가작
*주제: 어른(大人)
*성애적 묘사가 포함될 수 있으나, 특정 커플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습니다. 부디 자유롭게 상상해주세요.
*일본어 번역본: utopia-m.tistory.com/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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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게츠는 어른이 되고 싶다 생각한 적 있어?"
천진난만한 어투. 빨대를 뱉어내기 무섭게 녀석은 눈을 빛내며 물었다. 이 녀석이 헛소리를 하는 게 하루 이틀은 아니다만, 몸소 함께 카페에 와준 오늘 정돈 좀 점잖아도 되지 않나. 같이 가자고 하도 졸라대서 바쁜 시간 쪼개 따라와준 은혜도 모르고. 입 다물고 네 주스나 마저 마시란 문장을 간신히 삼켜냈다. 어쩔 수 없지. '신게츠 레이'는 그런 말을 모르니까.
"어른... 말인가요?"
"응. 어른 말이야. 난 가끔 빨리 어른이 되고 싶거든.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것도, 갈 수 있는 곳도 많아지잖아. 늦은 시간까지 듀얼도 할 수 있고!"
기운차게 말을 잇는 녀석. 정말로 즐거워보이는 표정이다. 고작 그런 이유로 어른이 되고 싶다니. 참 넉살좋다 생각하면서도 반향처럼 뇌리 한켠이 울린다. 그러고 보니 나는 어땠더라. 어른이 되고 싶다 생각한 적이 있었던가. 인간의 기준으로 따진다면 난 이미 어른이 되고도 남았지만... 역시 잘 모르겠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던 걸까. 아니면 어른이 됐을 때 하고 싶은 게 없었던 걸까.
"그래서 신게츠는? 어른이 되고 싶어?"
사고 속으로 가라앉던 나를 끌어올리는 녀석의 목소리. 아, 그게 그러니까... 임시방편으로 부러 고민 어린 기색을 내비쳤다. 하여간에 번거롭게 하는 덴 프로야. 마땅한 모범답안도 없으니 적당히 얼버무릴까.
"저는... 잘 모르겠어요. 물론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것도, 갈 수 있는 곳도 많아지겠죠. 하지만 지금처럼 우리가 사이좋게 지내는 건 절대 불가능할 테니까요. 이렇게 함께 놀러가는 것도 어려울 테고, 사이도 훨씬 멀어질...... "
문장에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기껏 꾸며낸 서글픈 목소리가 잘려나갔다. 구겨진 미간. 곱지 않은 시선. 문득 살핀 녀석의 표정이 어딘가 화가 나있어서, 너무 예상 밖의 표정이라서, 답지 않게 당황한 탓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신게츠. 무슨 말을 하는진 잘 알겠어. 그 말대로 어른이 되면 지금처럼 지낼 순 없을지 몰라. 학교에서 매일 얼굴을 볼 수도, 이렇게 하굣길을 함께하다 딴 길로 샐 수도 없겠지. 하지만 벌써부터 불가능이라 단언하면 싫어. 난 어른이 돼서도 신게츠랑 함께 있고 싶어."
단단하고 무거운 어조. 처음 들어본 목소리. 멍하니 녀석을 바라보았다. 전부 들었지만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른이 됐을 때라는 건 결국 미래를 말하는 거고, 미래는 이 녀석 자신조차도 어찌 될지 모르잖아. 자신조차 가본 적 없는 세계에 내 자리를 남겨두겠다고? 그것도 그런 심각한 표정으로? 대체 왜? 좋은 사람 행세라도 하고 싶어? 차라리 그런 거라면 납득이라도 한다고. 하지만 난 이 녀석을 알아. 그런 겉치레에 연연하는 속물이 아니라는 걸 유감스러울 만큼 잘 알아. 그렇다면 왜야? 어째서? 무얼 위해? 이유를 묻는 문장이 목끝까지 차올랐지만, 녀석의 다음 말이 더 빨랐다.
"나는 신게츠가 좋아. 조금 나이를 먹는다 해서 신게츠가 갑자기 싫어질 리는 없다고? 친구잖아, 우리."
말을 마친 그제야 녀석은 다시금 웃었다. 내가 잘 아는 미소를, 어딘가 후련한 얼굴로. 때마침 들이찬 햇빛에 창가 자리의 녀석이 눈부시다. 맞아, 이 녀석은 그런 녀석이었지. 옳은 말밖에 모르는 우생. 위선자보다 더 번거로운 최악의 선인. 하지만 이제와서 떠올린들 이미 귀에 새겨진 문장들이 사라질 리 없다. 차라리 귀를 막고 있었다면 좋았을걸.
"...아, 아하하.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얼버무리듯 웃어보이고는 포크를 집어들었다. 짜증나. 짜증난다고. 짜증난단 말이야. 애꿎은 케이크 귀퉁이를 뜯어낸 그대로 입에 넣었다. 이 불유쾌한 기분의 원인은 분명 이 아릿할 만큼 달콤한 케이크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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