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ctor(Yugioh ZEXAL)/한국어(原文)

20210123 순번

마야マヤ 2021. 1. 23. 23:00

*벡터 60분 전력 (#ベクター版よからぬお絵描き60分一本勝負) 참가작

*주제: 순번 (順番)

*성애적 묘사가 포함될 수 있으나, 특정 커플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습니다. 부디 자유롭게 상상해주세요.

*일본어 번역본: utopia-m.tistory.com/16

┗한글 원문 작성 후 번역기를 사용하기에 문법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요컨데 인간의 애정이란 공평하지 않다. 당사자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순번이 정해지고, 자연스레 우선순위가 생기기 마련이다. 불합리하고 불공평한들 어쩌겠는가. 완벽한 평등이 가능했다면 진작에 신이라 불렸겠지. 인간의 특성일지언정 인간의 죄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나는 녀석에게 몇번째일까, 묻고 싶지 않았다.

 

녀석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아둔했다. 무르고, 약하고, 계산 없이 손을 내미는 인간. 어리석고 효율 나쁜 행실. 하지만 나는 그 행실의 다른 이름을  알고 있었다. 다정. 친절. 그리고 구원. 어느것도 찬란하기 그지없는 말. 녀석이 언제나 무리의 중심이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까마귀조차도 빛나는 물건을 좋아하는데, 인간이라고 그러지 말란 법은 없잖은가. 언제 보아도 호의에 둘러싸인 존재. 녀석의 곁에는 항상 '동료'가 가득했다.

 

녀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잊혀지고 싶지 않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약속. 하지만 고개를 들어 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말문이 턱 막혔다. 저 많은 동료를 뚫고 녀석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다가간들 녀석이 내 말을 들어주긴 할까. 내 문장을 기억하긴 하려나. 내가 녀석의 일순위가 아니란 건 불 보듯 뻔한데. 겹겹이 가속하는 의문. 손을 뻗을 생각조차 금지당한다. 수십광년 떨어진 태양보다 눈 앞의 센치미터 단위의 간격이 배는 아득하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체념의 구조를 거진 이해한 후였다. 허나 깨닫는들 어쩔 도리가 없었다. 단언컨데 녀석에게 내가 후순위인 건 달라지지 않으리라. 그래,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면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자. 심장을 지워버리자. 뒷걸음질만 능숙해지자. 기대하지 않는다면 이런 싫은 기분이 될 리도 없으니까. 그대로 그림자에 녹아들 생각이었다. 태양에서 등을 돌릴 생각이었는데. 

 

"...아, 벡터! 한참 찾았잖아!"

 

별안간 시간이 멈췄다. 있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제 발로 무리에서 걸어나온 녀석. 갑작스레 맞잡혀 이끌린 손. 제로가 된 간격. 오롯이 나를 보는 양눈. 마치 내가 녀석의 일순위 같았다. 나는, 나는 꿈을 꾸는 건가? 그저 눈만 깜빡이는 게 고작인 내게 녀석은 환히 미소했다.

 

"오늘 같이 듀얼하기로 한 날이지? 아무 말도 없어서 완전 잊어버린 줄 알았다고. 얼른 가자. 덕분에 다른 일정 다 거절했다?"

 

그건 모를 수 없는 문장이었다. 내가 버리려던 문장이었다. 꿈에서도 들을 리 없는 문장이었다. 문득 진리가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현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는 진리. 아, 이거 현실이구나. 나는 지금 녀석의 일순위구나. 불현듯 실감하니 시야가 물들어간다. 흑백의 세계가 햇빛을 흡수한다. 총천연색으로 광채를 발한다. 초침이 돌기 시작한다. 눈부시다. 눈부시다. 다시금 고동치는 심장. 녹아내리고 싶은 마음은 어느샌가 거짓말처럼 종적을 감췄다. 

 

"...잊었을 리가 없잖아! 가벼운 장난이라고! 언제 날 알아채나 시험해봤어!"

 

기쁘다는 말은 서툴어서, 장난을 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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