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터 60분 전력 (#ベクター版よからぬお絵描き60分一本勝負) 참가작
*주제: 부러움(羨み)
*일본어 번역본: utopia-m.tistory.co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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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신게츠는 어때?"
목소리에 고개를 틀었다. 나를 향하는 엷은 미소. 퍽이나 다정한 표정이다. 정말이지, 가뜩이나 바쁜데 갑자기 같이 하교하자니. 치미는 짜증 위로 허술한 미소를 덮어썼다.
"아, 미안해요. 무슨 이야기였죠?"
"아까 그거 말이야. 어떤 유형의 사람이 제일 부러운가. 나는 역시 듀얼이 강한 사람. 신게츠는?"
부럽다. 생소한 단어다. 대체 어쩌다 이 이야기로 넘어왔더라. 굳이 답을 찾진 않기로 한다. 부러움, 부러움이라. 일단은 무어라 답을 줘야 할 텐데. 문장이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 당연하다면 당연할까. 내 일생은 온통 가뭄의 감정이었으니. 메마르고, 거칠고, 갈라지는 심장에 그런 물러터진 감정이 개화할 리가. 영겁 같던 고민 끝에 다시금 입을 열었다. 문득 그럴듯한 말이 떠올랐다.
"부러운 사람이라면 잔뜩 있지만... 제일 부러운 사람이라면, 사랑받는 사람이겠네요."
"사랑받는 사람?"
"네. 자신에게 특별히 무언가 해주지 않아도, 그냥 애틋하고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요. 단 한 명에게라도 좋으니 저도 그런 식으로 사랑받아보고 싶어요."
쑥스러운 미소를 만면에 그려냈다. 이 녀석이라면 이런 대답에 어떤 반응을 할까, 그런 사소한 의문이 들었다. 신게츠에겐 안 어울린다며 폭소하려나. 아니면 공감을 표하려나. 보니와 클라이드처럼 흥미로운 답을 줘도 좋은데. 어떤 답이든 딱히 놀랄 일은 없겠지만.
"...그건 좀 이상한데, 신게츠."
"...에?"
이상해? 일행에게 거듭 시선을 향했다. 제 턱을 짚곤 의아한 표정으로 눈만 굴리길 한참, 느릿하게 입술을 달싹였다.
"부럽다는 감정은 자신에게 없는 걸 대상으로 생겨나는 법이잖아. 하지만 신게츠는 이미 사랑받고 있는걸. 물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신게츠를 좋아할진 모르겠어. 다만 한가지 확실한 건, 눈앞의 나는 신게츠를 엄청 좋아해."
머리가 멈추는 감각이었다. 방금, 좋아한다고? 녀석의 얼굴을 살폈지만, 시야에 잡힌 녀석은 한없이 유한 표정이다. 이건 좀 예상 밖인데. 사족을 달기로 했다.
"저, 저를요? 하지만 전 실수투성이에, 잘 될 거라 생각해서 움직여도 매번 방해만 하는걸요. 도움은 커녕 폐만 끼치고..."
"상관 없어. 폐를 끼치든 도움을 주든, 그런 건 사소한 일이야. 신게츠 너도 방금 말했잖아. 특별히 무언가 해주지 않아도, 그냥 애틋하고 마음이 쓰이는 사람. 나한테 신게츠가 딱 그런걸!"
말을 끝맺은 녀석은 마냥 화창하게 웃었다. 천진난만한 표정이다. 나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흉내낼 생각조차 들지 않는, 지독히도 무구한 미소. 붙들리듯 가만히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차라리 허울 좋은 답이라면 비웃기라도 했을 텐데. 왜 녀석의 눈은 위선자의 것조차 아닌지. 기이하다. 기이하다. 어딘가가 삐걱삐걱 뒤틀리는 기분에 괜스레 심장 위로 손을 얹었다.
"왠지 배고프네. 있지, 신게츠. 시간 괜찮으면 같이 뭐좀 먹고 가지 않을래?"
살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따뜻할 뿐인 제안. 곱게 휜 눈매가 노을과 썩 잘 어울렸다. 아, 이 녀석은 정말로 신게츠 레이를 좋아하는구나. 불현듯 깨닫게 되는 장면이었다.
"...네! 좋아요!"
계획 변경. 오늘은 이 녀석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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