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ctor(Yugioh ZEXAL)/한국어(原文)

20201219 회상

마야マヤ 2020. 12. 19. 23:00

*벡터 60분 전력 (#ベクター版よからぬお絵描き60分一本勝負) 참가작

*주제: 회상(振り返り)

*성애적 묘사가 포함될 수 있으나, 특정 커플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습니다. 부디 자유롭게 상상해주세요.

*일본어 번역본: utopia-m.tistory.com/11

┗한글 원문 작성 후 번역기를 사용하기에 문법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소리 없이 눈꺼풀을 내리감았다. 암전 위로 서서히 과거의 파편이 떠오른다. 중력이 뒤틀린 전장, 사르갓소. 그 한켠에서 나뒹구는 인간미의 껍질. 굉음을 내며 조각나는 무변화. 360도 일치한 종극과 희극. 

 

그 날은 신게츠 레이의 기일이었고, 벡터의 생일이었다. 

 

장례를 치른 후부턴 제법 쾌적해졌다. 애써 바보처럼 굴 필요도 없을 뿐더러 시끄러운 오지랖을 떠는 녀석도 사라졌으니. 애초에 전부 연극 아니었는가. 대본을 던져버리고 무대에서 내려왔을 뿐인데 새삼 아쉬울 게 있을까. 난 바리안이지, 배우가 아닌걸. 오히려 이쪽이 올바른 형태다. 

 

"친구놀이도 질리던 참인데 잘됐지."

 

기지개를 켜며 부러 목소리를 울렸다. 그래, 내 감상은 딱 그 정도였다. 재미 없는 놀이에서 벗어난 해방감. 짜증나는 짐을 내려놓은 개운함. 말하자면 자유였다. 자유, 이 얼마나 듣기 좋은 단어인지. 이제 더는 내 곁에 귀찮은 녀석이 없다. 역경을 들이밀어줘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지긋지긋한 녀석이 없다. 연출해낸 위기 한가운데에 뛰어들면 걱정스런 얼굴로 달려오는 우스운 녀석이 없다. 일부러 저지른 실수를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멍청한 녀석이 없다. 몇 번이고 친구 친구 반복하는 요란한 녀석이 없다. 이제 더는 내 곁에 아무도 없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오로지 편안함만이 남아야 할 텐데. 결론도 없이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칠흑을 깎아내는 수천개의 네온 사인. 25시가 되어도 잠들지 않는 거리. 내려다본 인간의 도시는 밤이 무색하게 찬란했지만, 정작 하늘엔 별 하나 보이지 않았다. 눈을 감든 눈을 뜨든 암전은 여전히 나를 뒤쫓아온다. 이윽고 시야가 까맣게 녹아내린다.

 

하하, 이게 뭐람. 쥐어짜듯 웃음기를 흘렸다.

 

참 이상하지. 이제 녀석의 안색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왜 상상했던 것처럼 유쾌하지 않을까. 어째서 '벡터'가 '신게츠 레이'의 기억을 주워모으고 있는 거야. 어느것도 회상할 필요 없잖아. 함께 걸었던 하굣길도 시시해. 마주 앉아 먹은 케이크의 단맛도 무의미해. 반창고를 붙여주던 온기도 쓸모없어. 하나부터 열까지 알고 있어. 분명 알고 있어. 그런데도 뇌 한구석에서 자꾸만 되풀이하는 이유를 모르겠어. 알고 싶지도 않아. 어째서 기억은 마음대로 버릴 수 없냐고. 효율이 너무 나쁘잖아. 내가 왜 이런 기분을 느껴야 하는데?

 

"...짜증나."

 

기어코 밤을 등진 채 땅을 박찼다. 어쨌든 나는 이제부터 바리안으로서 움직일 거고, 내 의지로 녀석과 대립하리란 사실은 변함 없겠지. 이 뒷맛 나쁜 감정들은 밤의 마력으로 치부해버리고 이만 휴식을 취하자. 아침이 되어 정신이 맑아지면 다시 녀석을 비웃으러 가자. 아침이 올 때까지 눈을 감고 있자. 전부 잊어버린 시늉을 하자.

 

오늘은 기나긴 밤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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