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터 60분 전력 (#ベクター版よからぬお絵描き60分一本勝負) 참가작
*주제: 다름 (違う)
*성애적 묘사가 포함될 수 있으나, 특정 커플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습니다. 부디 자유롭게 상상해주세요.
*일본어 번역본: utopia-m.tistory.com/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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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따위를 숭배하는 취미는 없지만, 기어코 가설을 세워보았다. 녀석과 자신이야말로 창조론의 증인이 아닐까.
진흙을 빚어 인간을 만들었다 했던가. 녀석을 만들고 남은 재료로 나를 만들었다면, 나와 녀석이 이토록 서로의 극점인 것도 납득할 수 있다. '쌍둥이'나 '도플갱어' 같은 단어도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데도 우리를 구성하는 건 온통 다름뿐이다. 녀석이 희다고 말하면 나는 검다고 말한다. 녀석이 미소하면 나는 조소한다. 녀석이 다정하면 나는 비정하다. 녀석이 찬사를 받으면 나는 비난을 받는다. '벡터'가... '신게츠 레이'조차 아닌 내가 여전히 녀석과 우정놀음을 이어가는 건, 같은 진흙에서 나온 덕일지 모르지. 무의식적인 동료의식이라거나. 운명이나 70억분의 1의 기적보단 그럴듯하지 않은가. 창조론도 제법 쓸 만한 개념이네, 말없이 독백했다.
문득 망념이 나를 집어삼킨다. 그렇다면, 동료의식 덕에 간신히 이어진 관계라면, 바꿔 말해 그것뿐인 관계란 뜻인가. 멀어지면 그대로 안녕일까. 타당한 이야기다. 우리를 겹쳐주는 건 신의 비이성뿐. 빼버리면 그만인, 커플링 같은 인력. 기호도 다르다. 도덕도 다르다. 성격도 다르다. 웃는 방법도 다르다. 오늘 당장 친구를 그만둬도...
"...어라? 벡터, 아직 집에 안 갔어?"
망념을 녹여내는 목소리. 고개를 들어보니 녀석이 내 앞에 서있었다. 어느샌가 나만을 남겨둔 교실. 언뜻 창문 아래로 내려다본 교문은, 삼삼오오 하교가 행렬을 이룬다. 그새 종례가 끝났나? 애꿎은 교실 구석만 훑어보았다. 체감한 것보다 오래 멍하니 있었던 모양이다.
"왜 그래, 벡터? 혹시 아직 할 일이 있어서 남아있던 거야?"
"어? 그, 그게... 잠깐 졸았어. 이제 갈 거야."
"그래? 그럼 나랑 같이 가자!"
해바라기를 닮은 미소. 한없이 다정하게 내민 손. 나라면 보이지 않을 모습. 역시 이 녀석과 나는 다르구나. 직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되뇌었는데.
"벡터, 손 따뜻하네!"
맞잡은 손의 열기만은, 어째선지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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