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터 60분 전력 (#ベクター版よからぬお絵描き60分一本勝負) 참가작
*주제: 문제 (問題)
*성애적 묘사가 포함될 수 있으나, 특정 커플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습니다. 부디 자유롭게 상상해주세요.
*일본어 번역본: utopia-m.tistory.com/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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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서 문제! 벡터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뭘까?"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마이크마냥 내게 겨누며 묻는 녀석. 의아하게 구겨지는 내 미간. 난데없는 동작이란 말 외에 뭐가 더 필요할까. 얼떨떨한 기분을 가라앉히며 간신히 반문하는 덴 조금 시간이 필요했다.
"...갑자기 뭐야?"
"말 그대로 문제야! 수수께끼라고도 할 수 있고! 이밖에도 좋아하는 장소나 좋아하는 과목 등등 물어볼 게 잔뜩 있으니 얼른 대답해주라!"
그걸 물어본 게 아닌데... 의미불명한 수수께끼란 건 한눈에 알 수 있는 사실이니. 한숨 한 번 뱉고는 다시금 대화를 재촉했다.
"내 말은, 그걸 왜 물어보냐는 거야. 내 취향을 알아봤자 너한테 득 될 것도 없잖아?"
"응? 있는데?"
"...엥?"
참을 세도 없이 튀어나온 의문사. 이건 또 무슨 허황지설인지. 내 취향이 득이 된다고?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정보라도 팔아보려는 건가?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려던 순간, 녀석의 목소리가 나를 부드럽게 만류했다.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건 많이 많이 알고 싶어지는 법이잖아? 나는 벡터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 그러니까 득이 되는걸!"
석양을 모방한 듯 찬란하기 그지없는 미소. 올곧게 서술한 애정. 녀석이 늘어놓은 건, 평소처럼 논리가 결여된 엉망진창인 대답이었다. 몇 번을 들어도 예측할 수 없는 말. 몇 번을 들어도 내 것 같지 않은 말. 그럼에도 녀석이 지겹도록 쥐어준 말. 나는 무슨 기분이었더라. 일부러 답을 찾진 않았다. 불쾌한 기분은 아니었으니까.
"...처음에 물었던 게 뭐더라? 제일 좋아하는 음식?"
"응! 맞아!"
"...좀 기다려봐. 생각 중이니까."
녀석의 말에 구태여 반박하지 않은 건, 말이 안 통할 것 같아서. 그뿐이다. 그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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