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터 60분 전력 (#ベクター版よからぬお絵描き60分一本勝負) 참가작
*주제: 바람 (風)
*성애적 묘사가 포함될 수 있으나, 특정 커플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습니다. 부디 자유롭게 상상해주세요.
*일본어 번역본: utopia-m.tistory.com/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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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턱에서 내려다본 하트랜드 시티는, 모형도시를 연상케 했다. 손톱보다도 작은 자동차들. 점처럼 보이는 인간들. 꽤나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던 하트의 탑도 지금이라면 한 손으로 쥘 수 있을 것 같다. 대지보다 천공이 더 친근한 고도다.
"어때, 벡터? 예쁘지?"
불쑥 튀어나온 질문에 옆으로 고개를 틀었다. 마냥 기대 어린 표정으로 답을 기다리는 녀석. 그래, 나를 이 자리까지 끌고 온 장본인이다.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며 대뜸 등산을 시키더니 도달한 게 바로 여기. 시시한 걸 보여주면 한소리 해줄까 벼르고 있었지만... 뭐, 이번엔 넘어가기로 하자. 응어리가 경치에 삼켜진 탓이었다.
"나쁘진 않다만... 그렇게 호들갑 떨 필요가 있었냐."
"하지만 벡터한테 한시라도 빨리 보여주고 싶었는걸. 여기서 이 경치를 보고 있으면 굉장히 좋은 기분이 되더라고. 좋은 건 나누고 싶어지는 법이잖아."
난 잘 모르겠던데. 그리 말하려다 조용히 관뒀다. 다시금 모형도시를 바라보는 녀석의 표정이 제법 즐거워보였으니. 가만히 녀석을 바라보았다. 이런 거 하나로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다니, 몇 번을 봐도 참 신기한 녀석이다.
"와아, 시원하다."
돌연 공기가 부드럽게 울린다. 저 너머에서 살랑살랑 물결치는 초록. 파랑 속에 구름처럼 흐드러지는 녀석의 머리카락. 아, 바람이다. 인간들이 바람이라 부르던 현상이다. 나뭇잎 틈새로 새어나온 햇빛의 조각이 녀석의 어깨에, 옆얼굴에, 손끝에 내려앉는다. 꿈의 단편 같은 광경이었다. 뺨에 닿는 감촉만이 현실임을 가르친다.
"-----."
멀리 나아가던 녀석의 시선이 천천히 내게 꽂힌다. 아이처럼 웃는 얼굴로, 무어라 말을 건네는 녀석. 허나 바람소리에 잠겨 와닿지 않는 목소리. 그럼에도 그저 답례처럼 녀석에게 아스라이 웃어보였다. 어쩐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투명한 감각이다.
"벡터. 이만 내려갈까?"
대답 대신 묵묵히 모형도시를 등졌다. 같은 속도로 늘어서는 두 사람의 발자국. 뒷머리를 간지르는 산들바람에 녹음과 녀석의 향기가 어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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